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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오랜 호기심 : 언어의 기원
인류는 '언어의 기원'에 대해 매우 오래전부터 궁금해했고, 그 호기심은 다양한 언어 실험에서 나타납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는 기원전 7세기 경, 이집트 파라오 사메티쿠스가 언어 실험을 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에 따르면, 사메티쿠스는 아이를 양과 말을 못 하는 양치기와 지내게 한 후, 아이가 처음 내뱉은 소리를 조사하도록 시켰습니다. 그 당시에 이런 언어 실험을 했다니 매우 놀랍죠?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당시의 실험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는 다음과 같은 논쟁의 여지가 있지요.
첫째, 아이의 말을 듣기 위한 과학적인 도구와 장치들이 빈약했을 것이고. 둘째, 지금 다시 같은 실험을 한다면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도 있고요. 아이가 "베코스"라고 말했을 때, 같이 있던 염소의 울음소리를 듣고 내뱉은 말은 아니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bekos]와 같은 발음을 가진 다른 언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탈리아어의 '부리', 러시아어의 '저격', 말레이시아어의 '흔적'이 그런 경우라고 하네요. 이것을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잔혹한 '언어 실험'
12~13세기, 신성 로마제국을 통치한 독일 호엔슈타우펜 왕조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는 무려 7개 국어에 능통한 언어 천재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언어 실험을 위해 두 명의 아기를 격리시켰죠. 하지만 아기들은 한마디 말도 못 한 채 죽었어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였다'는 말처럼 끔찍하고 가혹한 실험이었습니다.
그리고 1500년쯤,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4세 역시 비슷한 실험을 합니다. 그도 언어 실험을 위해 어린아이들을 감옥에 넣었는데, 아이들이 히브리어를 최초로 말했다고 해요. 믿거나 말거나, 증명할 수 없는 일이지만요. 사실, 이런 실험 자체가 인간으로서는 매우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행위입니다.
1724년, 독일 하노버에서 발견된 '야생 소년' 페터의 사례는 인간의 사회 환경과 언어 습득에 대한 중요성과 이해를 높여주는 이야기입니다. '페터'는 발견 당시 12살로 추정되는데, 인간 사회와 분리되고 고립된 환경에서 자라서 정확한 출생이나 가족 정보가 없었어요. 그는 인간의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동물의 행동과 특징을 보였어요.
그는 인간 사회의 규범이나 도덕적 개념을 몰랐고, 대화와 같은 인간의 일상적인 행동을 교환하거나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그는 동물과 성장하고 동물의 행동을 습득했다가 인간에게 발견되었으니까요. 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환경에서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면서 성장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1798년, 프랑스 아베론에서 발견된 '빅토르' 역시 발견 당시 12살로 추정되는 ‘야생 소년’이죠. 그는 인간 사회와 격리된 채, 동물들과 함께 자랐고 전혀 인간의 말을 할 수 없었으며 먹고 움직이는 행동에서 많은 동물적 특성을 보였죠. 빅토르는 독특한 소리와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시도했는데, 이는 인간과 동물의 중간 사이의 행동양식이었다고 합니다.
페터와 빅토르는 그들의 출생 배경과 고립된 이유와 같은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았지요. 고립된 두 야생아의 이야기는 사회적 단절이 언어 습득과 발달을 어렵게 했으며 상호작용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주죠. 그래서 이 사례는 언어학, 발달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촉진했습니다.
언어가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
1920년에는 인도 벵갈의 늑대 소굴에서 '카말라'와 '아말라' 자매가 발견됩니다. 카말라는 발견 당시 8살, 동생 아말라는 1년 6개월가량의 아기였어요. 이 어린 자매는 인간의 언어나 문화적 접촉 없이 늑대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손과 발로 기어 다녔고, 혀로 음식을 핥고, 밤에 세 번씩 울부짖는 등의 동물적인 행동을 보였어요. 그들은 당연히 인간 사회에서 수행하는 일상생활을 영위하지 못했고, 그 결과 인간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독특한 행동을 나타냈어요.
이 사건은 인간의 사회적 환경이 언어 습득, 성장 및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일이었어요. 특히 언어 습득은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불행히도 아말라는 병으로 죽었고, 동생 카말라는 약 4년 동안 살면서 45개의 단어를 배우만 이질에 걸려서 결국 죽었죠.
만약, 카말라가 조금 더 건강하게 자라고 살아남아서 언어를 더 배우고 사회화된 인간이 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정말 슬픈 일이죠? 그들이 정상적인 언어를 발달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특별한 경우이고 매우 신중한 해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언어의 기원과 관련된 대표적인 '언어 습득 실험' 사례를 더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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